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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 상호성의 원리, 이거 진짜 공짜맞아?

by 왈리와 2023. 7. 13.

한 대학 교수가 간단한 실험을 했습니다. 생명부지의 수많은 사람들을 무작위로 택하여 크리스마스 카드를 발송한 것입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만나본적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엄청난 답장이 쏟아진겁니다. 심지어 답장을 보낸 사람들 중 정체불명인 교수의 신원을 묻는 내용은 거의 없었다는군요.

 

상호성의 원리

 

 

보답은 자동으로

 

사람들은 타인에게 무언가를 받았을때 보상을 합니다. 이 전제를 들었을 때 아마도 여러분은 밥을 맨날 얻어먹기만 하고 갚지를 않는 친구를 떠올리며 반박하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친구가 인기가 별로 없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힘드실 겁니다. 인간의 사회적인 뇌 깊숙한 곳에서는 호의를 받았을 때 갚아야 한다는 본능적인 의무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호성의 원칙'은 모든 시대와 모든 지역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보편적인 심리 원칙입니다.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을 하는 법

 

노련한 사람들은 상호성의 원칙을 다른 사람의 승낙을 얻어내는 강력한 도구로 이용합니다. 심리학자 데니스 레건(Dennis Regan)이 실시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다른 실험으로 가장해 피험자 사이에 잠입했습니다. 레건 박사의 조수 조는 가짜 실험 도중의 휴식시간에 콜라 두병을 사와 한 병은 자신이 마시고, 하나는 다른 피험자에게 주었습니다. 가짜 실험이 끝나고 조가 복권을 파는 척하며 접근했을 때, 아무런 호의를 제공받지 못한 피험자에 비교해 콜라를 얻어 마신 피험자가 더 많은 복권을 사주었다는군요.

 

이러한 '부채감'을 이용한 전략은 우리 주변에도 숱하게 널려있습니다. 마트의 시식코너에서 무료 음식을 제공하는 일은 단순히 고객에게 음식맛 한번 보라는 의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짜 샘플을 이용한 고객의 재구매율이 높은 이유도 상호성의 원리 때문입니다. '갚을 의무'를 이용한 전략은 심지어 달갑지 않은 호의에도 작동합니다. 미국 상이군인협회의 보고에 따르면, 기부금 요청 편지에 대한 응답률은 18퍼센트 정도로 낮지만, 편지와 함께 부탁하지도 않은 선물(접착제 바른 주소 라벨)을 동봉했을 땐 성공 확률이 35퍼센트로 거의 두 배나 치솟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떠세요?

 

상호성의 원리는 '부채감'을 이용하는 전략입니다. 따라서 부탁의 순서를 바꾸어 상대가 쉽게 승낙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비교적 까다로운 부탁을 듣고 거절한다면, 다음번 덜 까다로운 부탁을 들었을땐 더 쉽게 승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세일즈 전반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활용됩니다. 여러분들도 비싼 가격의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에 들를 경우 점원이 어떤 순서로 권유하는지 자세히 살펴보세요.

 

 

주목해야 할 점은, 상호성의 원리는 상호작용에서 힘의 불균형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상호성의 원칙을 고의로 이용한 전략에서 대부분은 제공한 것(콜라, 무료 시식, 샘플)보다 더 큰 이득을 취합니다. 가볍고 기분 좋은 호의처럼 보여도, 대상이 자신의 선택에서 부채감이 작용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는 점도 이 전략의 강력한 특성입니다. 선의와 보답은 사회와 관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지만, 가끔 미심쩍은 호의를 마주했을 때 어떤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습관을 가지면 손해 볼 확률이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